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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밀접촉자 자가격리 후기(확진자의 가족)

by 다아정한 2021. 9. 18.



4인 가족이 사는 집에 확진자가 나왔을 때

부모님, 언니, 나, 동생(군대)이 같이 사는 집에 확진자가 나왔다.

동생은 어차피 군대에 있으니 열외이고

확진 과정을 말하자면,
언니가 방문했던 장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와 언니도 코로나 검사를 받게 되었다.
(참고로, 언니는 해당 장소에 방문시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고 한다.)

첫 검사 결과는 음성.
이 때까지만 해도 예방수칙을 잘 지켰으니 확진될 일은 없을거라 막연히 믿으며 출근하고 일상생활을 지속했다.

음성이 나오고 며칠 뒤, 해당 장소에 방문했던 사람들의 확진이 늘고 있다는 추가 연락이 있었다고 한다.
(이때까지 그래도 내 주변인이 걸릴꺼라는 생각을 못했다.)

언니는 감기 기운이 올라오고 있었고 추가확진에 관한 문자도 받았기에 확실히 코로나가 아니라는 확인을 받는 겸 다시 한번 검사를 받기로 했다.
결과는 양성.

나는 퇴근 후 집에 가는 길에 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지금도 이 때를 생각하면 너무 복잡하다.
영유아를 만나는 직업이기에 내가 확진되면 애들까지 퍼지기 때문에 제발 나는 아니길 빌며,
보건소 담당자에게 모든 가족의 백신접종여부, 직장 등을 알리고 가장 먼저 직장에 연락해 상황을 알렸다.
)


엄마는 언니가 검사를 다시 받는다고 하자 본인도 혹시 모르니 검사를 받겠다고 하셔서 확진 안내를 받기 전에 검사를 받은 상태였고
나와 아빠는 안받았었기에 다음날 검사 먼저 받기로 했다.
(이 날 저녁은 다들 통화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들 직장에 상황 설명하고 특히 아빠는 직장에 많은 사람이 있기 때문에 회사 자체적으로 같은 부서 사람들 전부 코로나 검사를 하게 했고 회사 내에서 아빠의 이동동선 체크하는 등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엄마는 그나마 직장이 소수의 인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코로나 이후로 밥도 도시락 싸가서 따로 먹던 상황이었고,
확진된 언니의 상황은 더 심각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


확진 연락을 받고 생활치료센터로 이동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듯했다.
그 전까지는 격리해야하는데 한집에서 살면서 이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모든 가족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던 건 기본이고 언니는 방안에서 나오지 않고 가급적 다른 가족들도 서로 다른 방에 있었다. 다행히 화장실이 2개라 1개는 언니가 이용하고 나머지 1개를 다른 가족들이 이용했다.
언니가 방문을 열 일이 있으면 (음식을 문 앞에 놓으면 가지고 들어갈 때, 화장실 갈 때) 나머지 가족들은 다른 방으로 피해있었고 언니는 다시 방에 들어갈 때 소독제를 뿌리고 들어갔다.

다음날 오전에 아빠와 나는 자차를 타고 보건소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우리 지역 보건소는 사람이 많아 결과가 늦게 나오는 것 같다고 다른 지역 보건소를 가려고 했었는데 우리 지역 보건소로 가야 한다고 했다.)

8시 반정도에 가서 줄 서서 전자문진표를 작성하자 전화가 오더니 바로 들어와서 검사를 받으라고 했다.
(래 9시 오픈, 줄 서 있을 때 문자받으신 분 있냐고 물어봤었는데 아빠랑 나는 우리가 연락받은게 아니라 언니가 연락받은거라 해당없는 줄 알고 그냥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전자문진표 보고 담당자분이 예약?된 거 확인하고 바로 검사받게 부르신 것 같다.)

나는 코로나 검사가 처음이라 뭐가 뭔지 몰랐는데 아빠는 직장때문에 몇번해보셔서 아빠 따라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때 듣기로는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난 후 확진자와 접촉한 경우 능동적 감시대상자로 자가격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했다.
단, 변이바이러스일 경우 백신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자가격리 해야한다고 한다.

우리 가족의 경우 언니는 화이자 1차 맞은 상태에서 확진되었고 엄마는 미접종, 아빠는 언니가 해당 장소에 방문한 날 화이자 2차 접종, 나는 화이자 접종 후 2주가 지난 상태였다.

검사 하고 온 후, 낮즈음에 언니가 생활치료센터로 갔던 것 같다. 연락이 오면 지정된 장소로 나가 차를 타고 센터로 이동한다고 한다.

언니가 간 후 나머지 가족들에게도 자가격리안내가 왔다.
언니가 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된 거라 나도 격리대상자가 되었다.
마침 방이 3개라 각 방에 1명씩 들어가 있기로 했다.
다만, 언니가 있던 방은 엄마가 쓰기로 했는데 소독하기 전까지는 쓸 수 없기에 거실에 있기로 했다.

이 날 저녁 전에 소독 담당자 2분이 오셔서 온 집안을 소독하고 가셨다.
정말 온집안을 소독하시기 때문에 이불, 빨래, 식기, 책, 전자기기 상관없이 눈에 보이는 모든 곳에 가차없이 소독약이 뿌려진다. 물론, 바닥까지 포함해서.
소독약 때문에 미끄러운 바닥은 마른 걸레로 닦으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바닥을 닦고 거의 다 말라가다 소독약에 절여진 빨래는 다시 빨고 마친가지의 식기는 다시 씻고 본격적인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각자 방에서 방문은 닫고 생활하며 창문을 열어 환기를 자주 하고
방 밖으로 나올 때에는 손대는 모든 곳을 소독해야한다.
특히 화장실은 원래 개별 사용 해야 하나 2개 밖에 없기 때문에 안방에 딸린 화장실은 안방에서 생활하는 아빠가 쓰고 엄마랑 나는 거실 화장실을 소독해가며 쓰기로 했다.
그 외 식기류도 개별 사용해야하고 식사는 각자 준비해서 방에 들어가서 각자 먹고 각자 세척해야 하며
수건도 개별 사용 및 개별 빨래해야 한다.

예전에 사놨던 손소독제와 소독약, 비닐장갑을 식탁에 두고 방에서 나올 때마다 손소독 후 비닐장갑을 끼고 사물을 만지고 들어가기 전에는 소독약을 뿌리고 들어갔다.
방밖으로 나올 때에는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하고 가족끼리 대면하면 안된다.

나는 원래 집순이라 자가격리가 별로 어렵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자의로 안나가는 것과 타의로 못나가는 것에서부터 차이가 있었다.
첫날부터 답답함이 있었고 그 외에도 화장실 가는 것도 안겹치게 가야하고 매번 소독하고 닦는 것도 일이었다.
밥 먹을 때도 다른 사람이 식사준비 중이면 방 안에서 기다렸다가 다 들어가면 나가서 식사 챙겨서 들어오고 설거지 하거나 양치하러 나갈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엄마의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왔고 자가격리 생활에 익숙해지려 노력하며 하루가 끝났다.


다음 날 나와 아빠의 검사결과가 나왔다. 다행히도 둘 다 음성.
(혹시 잠복기라 음성나온 경우 전파력이 있는지에 대해 엄청 찾아봤는데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다는 건 잠복기였어도 활동을 시작하기 전이라 전파력이 없다는 것 같았다.
아이들한테 옮겼을 가능성은 없는 것 같아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





자가격리 전 검사 결과, 음성





이 날 저녁 담당 공무원분한테 전화가 왔다.
몇가지 안내사항과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을 설치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매일 오전 10시, 오후 3시, 오후 8시마다 건강체크를 해야한다고 하셨다.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https://migd.tistory.com/entry/자가격리자-안전보호-앱을-이용한-자가진단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이용방법



다음날 아침 담당공무원분께서 자가격리 위생키트를 가져다주셨다.
격리자 당 1키트씩 주어지고 키트 안에는 격리통지서(이름 확인해야함), 안내문, 손소독제, 소독약, 마스크5매, 체온측정필름 2개, 의료폐기물전용봉투 2매가 들어있다.




자가관리 위생키트


격리통지서는 격리해제 후 지원금 신청 할 때 필요하기 때문에 잘 보관해야한다.
체온측정필름은 처음 써봤는데 이마에 붙이고 있으면 색깔이 변하는 걸 보고 발열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
자가격리동안 나오는 쓰레기는 의료폐기물 전용부투에 담아야하고 확진 시 전문업체가 수거, 음성으로 격리해제 시 전용봉투를 다시 일반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려야된다고 한다.

건강체크 시간마다 체온측정필름으로 열있나 쟀는데 열나는 느낌은 아닌데 계속 27도 언저리로 나왔다.
괜히 나도 확진일까봐 혼자있으면서도 사례들려서 기침하는 것도 걱정하게 됐다.



그리고 이상하게 출근을 안하니까 더 일찍 일어나게 된다. 평소에는 일어나기 싫어서 밍기적거리는데 요며칠 격리하면서는 오히려 눈이 잘떠진다.
물론 졸린 건 똑같다.
지금도 빨리 자고 싶은데 취업한 이후부터 위가 안좋아지고 밤에 잠을 잘 못자기 시작했다.

참고로 언니가 간 생활치료센터는 2인 1실로 세끼 밥이 꽤 잘나오는 듯 했다.
반찬 5개정도에 국, 음료, 과자, 과일등이 매끼마다 나오는 듯 했다.

그리고 아직 확실한 건 아니지만 언니는 생활치료센터에서 10일 정도 지내다 나올 것 같다고 한다.
확진자보다 자가격리가 더 길다니....

그래도 벌써 자가격리 기간이 반이 넘은 것 같은데 남은 기간은 생산적이게 쓰고 싶다.
(지난 일주일간 너무 늘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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